DART에서 여러 회사의 재무제표를 열어보면 곧 당황한다. 어떤 회사는 '현금및현금성자산'인데 다른 회사는 '현금성자산'이고, 계정 순서도, 잘게 쪼갠 정도도 제각각이다. 회사마다 양식이 다른 게 정상일까? 한국만 그런 걸까?
결론부터 말하면 정상이고, 한국만의 일도 아니다. 그 이유는 우리가 쓰는 회계기준의 성격에 있다.
세계의 회계기준은 크게 두 진영
| IFRS 진영 | US-GAAP 진영 | |
|---|---|---|
| 쓰는 곳 | 한국·EU·영국 등 140개국+ | 미국 |
| 성격 | 원칙 중심 | 규칙 중심 |
| 양식 | "이건 꼭 공시" 만 정하고 배열·명칭은 회사 재량 | 더 촘촘하나 역시 자유 있음 |
한국 상장사는 2011년부터 K-IFRS(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)를 의무 적용한다. 그런데 IFRS는 "원칙 중심"이라 "최소한 이 항목들은 보여줘라"만 정하고, 줄(line item)의 이름·순서·상세도는 회사가 자기 사업에 맞게 정한다. 그래서:
- 제조업은 '재고자산'이 큼직하게 잡히고
- 은행은 '대출채권'이
- 게임·IT는 '무형자산(개발비)'이 크게 잡힌다
사업이 다르니 양식도 달라 보이는 것이다.
그래도 '골격'은 만국 공통
겉모습(줄 이름·순서)은 달라도 뼈대는 어느 회사·어느 나라든 똑같다.
자산 = 부채 + 자본
이 등식, 손익의 단계 구조(매출 → 영업이익 → 순이익), 현금흐름의 3분류(영업·투자·재무)는 전 세계 공통이다. 그래서 골격을 한 번 익히면 어느 회사 재무제표든 읽힌다. 겉이 달라 보여서 겁먹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.
한 가지 더: 진짜 정보는 '주석'에 있다
표 아래에 깨알같이 붙는 주석(footnotes)을 그냥 넘기면 안 된다. 지급보증, 소송 충당부채, 약정 같은 표 본문에 안 잡히는 위험이 거기 적힌다. 많은 부실기업이 위험을 본문이 아니라 주석에 숨겨왔다. "재무제표는 표만 보면 안 되고 주석까지 읽어야 한다"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.
참고로 공시는 한국은 DART(dart.fss.or.kr), 미국은 EDGAR에 모든 상장사가 표준 양식으로 올린다. 비상장 중소기업은 더 간단한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쓰기도 해서 더 달라 보이기도 한다.
정리하면, 재무제표가 회사마다 달라 보이는 건 원칙 중심 회계기준이 사업에 맞는 표현을 허용하기 때문이고, 그 속의 골격은 똑같다. 다음 글에서는 이 골격(재무상태표)만 봐도 그 회사가 무슨 사업을 하는지 거의 맞힐 수 있다는 걸, 삼성·네이버·한국전력으로 보여주려 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