"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." 투자 격언 1위쯤 되는 말이다. 그런데 여기엔 오해가 두 개 숨어 있다. 첫째, 바구니 개수가 핵심이라는 착각. 둘째, 많이 나눌수록 위험이 계속 줄어든다는 착각. 둘 다 틀렸다.
핵심은 개수가 아니라 '상관관계'
아이스크림 가게와 우산 가게에 반씩 투자한다고 하자. 맑은 날엔 아이스크림이, 비 오는 날엔 우산이 번다. 각각은 들쭉날쭉하지만 묶으면 수익이 평평해진다. 서로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. 그런데 기대수익은 안 깎인다. 그래서 분산투자를 "공짜 점심"이라 부른다.
반대로 삼성전자·SK하이닉스·DB하이텍을 다 담으면? 종목은 3개지만 사실상 "반도체 한 바구니"다. 업황이 꺾이면 셋 다 같이 빠진다. 개수만 늘렸지 분산은 안 된 것.
변동성을 줄이는 건 종목 수가 아니라 상관관계(correlation) — 얼마나 '서로 다르게' 움직이느냐다.
그럼 왜 20~30개면 '충분'할까
여기서 재밌는 일이 벌어진다. 종목을 계속 늘리면 위험이 줄다가 어느 바닥에서 멈춘다. 수학으로 보면 명확하다. 동일 비중으로 \(N\)개 종목을 담은 포트폴리오의 분산은 이렇게 쪼개진다:
- 앞항(개별 종목 분산의 평균)에는 \(1/N\)이 붙어 있다 → \(N\)이 커지면 0으로 사라진다.
- 뒷항(종목 간 평균 공분산)은 \(N\)이 아무리 커도 그대로 남는다.
즉 \(N \to \infty\)이면 \(\operatorname{Var}(P) \to \overline{\operatorname{Cov}}\). 포트폴리오 위험의 하한선 = 종목들이 함께 움직이는 정도(평균 공분산) 인 것이다. 그래서 20~30종목쯤이면 첫 항이 거의 사라져 "분산 효과의 대부분"을 얻고, 그 이상 늘리는 건 큰 의미가 없다.
남는 질문
그럼 이 안 사라지는 바닥은 대체 뭘까? 그리고 세상은 왜 그 바닥에만 수익으로 보상해줄까? 다음 글에서 이 바닥의 정체 — 체계적 위험 — 을 판다.